부모의 마음

자식을 앞세워 보낸
부모의 마음은 어떨까

자식은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는데

살아도 사는 게 아니고
숨을 쉬어도 쉬는 게 아니리라

평생을 그리 사셨다
우리 어머니도

꽃다운 나이에 큰아들의
유골을 강 위에 흩뿌리고는
몇 날 며칠을 잠 못 이루셨다

밥을 먹다가도
잠을 자다가도
스스로를 자책하시며
가슴에 시퍼런 생채기를 내셨다

철없던 그 시절에는
이제 그만하셨으면 좋겠다고
원망도 많이 했었는데

불혹이 넘는 나이를 먹은
지금에서야 이해가 된다


사람마다 속내를 알고 보면
누구나 아픈 사연 하나씩은
가슴에 품고 사나 봅니다

누구에게라도 속시원히
털어놓으면 후련해지려나

똑같은 인생살이 살아가면서
왜 이리 아파야 하는 건지

여자의 일생은
예나 지금이나
참고 또 참아야 하는 건지

이별주 한잔을 마시고
겨울 나그네가 되어
황량한 거리를 배회합니다

 


아버지 얼굴도 모른 채 

연지곤지 찍고

꽃가마 타고 시집온
우리 어머니

초야부터 눈물로
지새우시더니

평생을 외로움으로
사셨던 우리 어머니

아버지 떠나시던 날
한 번도 마음 안 여셨던 게
그리도 걸리셨던지

몇 날 며칠을 서럽게
푸르게 우셨지요

떠나고 나서야
사모하는 마음이
그리 깊은지 아셨을까요

저도 떠나고 안 계신
두 분이 오늘따라
왜 이리 그리울까요


아무 말없이
바람처럼 휙
떠나가 버리시더니

이제 와서 뜬금없이
보고 싶다는 말 한마디에

멈추었던 그리움의
차가운 향기까지
과거 속에서 소용돌이칩니다

아직도 보고 싶다는
말 한마디에 이렇게

마음이 바보처럼
흔들릴 수 있다니

내 사랑은 나이도
먹지 않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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