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쓰는 편지
흐르는 세월이 안겨주는 잔주름이나
희끗희끗한 새치도 자연스럽고
멋스럽게 보이는 당신
아마도 사랑의 콩깍지가 제대로
씌워진 게 맞나 봅니다.
나이가 들수록 얻는 것보단 잃어가는
꿈들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차곡차곡 쌓여가는 당신의
음악 사랑방의 소장곡들을 볼 때면
내 뜨락의 늘어가는 글들을 볼 때면
노을빛도 따스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이 글 쓸 때의 내 모습이
제일 멋지다고 한 것처럼
이어폰 끼고 선율에 푹 젖어 있는
당신을 볼 때 정말 근사해 보인답니다.
앞으로 살아가는 일이 지금보다
더 쉽지 않을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의 따스한 손잡고 걸어가는 길은
늘 아름다운 동행이 되리라 믿어봅니다.
생일 축하드립니다.
당신의 아내가
더 이상 기대하지 말자
하면서도 또 기대합니다
더 이상 바라지 말자
하면서도 또 바랍니다
이렇게 후회하며
또 후회하는 게 인생인가요
길이 아니면
뒤돌아서야 하는데
한번 간 길은 뒤돌아서기가
이리도 어렵네요
정이란 우물엔 물이 마른 지
너무 오래 건 만
미련이란 놈이 자꾸만
이번 한 번만 이번 한 번만 하고
발목을 잡으니
이번에도 마지막이란 미명 아래
참아보려 합니다
인생은 이렇듯 살아갈수록
어려운 건가요
불쾌지수가 엄청 높다 날씨 탓인가
잠을 설친탓인가
말을 아낀다 내 마음은 판도라 상자
알 수가 없다
아직 멀었다 반생 동안 뭘 배우고
뭘 터득했던가
나하나 감추는 법을 모르니
남들은 잘도 포장하고 살던걸
그 쉬운 일이 내겐 무지 어렵다
열심히만 할 줄 알지
타협할 줄을 모른다
잠시 숨 고르기를 한다
지금까지 쌓아온 공든 탑이
바벨탑이 되어 그대로
무너지게 할 순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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