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에서 만난 어머니

 

명절이 가까워지면 어머니 모습에
잠 못 이룬 적도 있었습니다 

꿈속에서 만난 어머니는
말없이 안아주셨습니다

너무 따스하고 너무 포근해서
꿈에서 깰까 봐 두려웠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니
어머니의 체취가 느껴져서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그래도 잠시라도 뵐 수 있어서
너무 다행입니다

어머니
당신의 이름은
왜 그리 서러운지요

남들 앞에서 한 번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적이 없으셨지요

언제나 당당하셨고
언제나 산 같은 분이셨지요

어머니
당신의 이름은
왜 그리 아린지요

우리만 바라보고
우리만을 위해서
아낌없이 주는 나무셨지만

어머니
당신의 마지막은
왜 그리 부초 같으셨는지요

고고한 학과 같은 분이셨는데
못난 불효자식 때문에

그리 속절없이 가시니
꿈속에서 뵈어도
고개를 들 수가 없네요

통 크시고 조금은 무심한
어머니 밑에서 자라 선 지
자상하게 챙겨 받는데
익숙하지 못하다

어릴 적엔 모성애 넘치는
어머니를 둔 친구들이
부럽기도 했다

외식을 할 때면 내입에다 고기
한점 넣어주는 그이가
처음엔 낯설었다
괜히 누가 볼까 두리번거리곤 했다

다정하게 손잡고
아파트 주위를 산책하면
오고 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도 했다

다정 병인 그이 덕분에
이젠 좀 익숙 해저 있다

 

 

부모의 마음

자식을 앞세워 보낸
부모의 마음은 어떨까

자식은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는데

살아도 사는 게 아니고
숨을 쉬어도 쉬는 게 아니리라

평생을 그리 사셨다
우리 어머니도

꽃다운 나이에 큰아들의
유골을 강 위에 흩뿌리고는
몇 날 며칠을 잠 못 이루셨다

밥을 먹다가도
잠을 자다가도
스스로를 자책하시며
가슴에 시퍼런 생채기를 내셨다

철없던 그 시절에는
이제 그만하셨으면 좋겠다고
원망도 많이 했었는데

불혹이 넘는 나이를 먹은
지금에서야 이해가 된다


사람마다 속내를 알고 보면
누구나 아픈 사연 하나씩은
가슴에 품고 사나 봅니다

누구에게라도 속시원히
털어놓으면 후련해지려나

똑같은 인생살이 살아가면서
왜 이리 아파야 하는 건지

여자의 일생은
예나 지금이나
참고 또 참아야 하는 건지

이별주 한잔을 마시고
겨울 나그네가 되어
황량한 거리를 배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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