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뒷모습



남자들의 인생은
고달프고 녹록지가 않다

가정을 지켜야 하는 가장으로써
늘 어깨가 무겁다

사소한 일엔 쉽게 감정을 내비치지
않는 대범함도 지녀야 하고

언제나 강한 척 언제나 괜찮은 척
누군가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는 사명감 내지 책임감이
늘 어깨를 누른다

그래서 남자들의 아버지들의 뒷모습은
처량하고 쓸쓸하다

외로워서 한잔 괴로워서 한잔
그렇게 술잔 속에 고독이 쌓여갈 때
한숨이 쌓여갈 때

당신의 가슴엔 피멍이 들고 있었던
것을 우리는 몰랐습니다

철없이 원망만 했었고 이해하려고
한 번이라도 애쓴 적이 없다는 걸

너무 늦은 지금에서야
후회하며 깨닫습니다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누리며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당신이
희생한 대가였음을 왜 몰랐을까요

 


동갑내기 철없는 신랑은 동네에선
호인으로 소문났지요

법 없이도 살 사람이고 언제나
근심 걱정 없는 낙천적인 사람이었고

누구에게나 속마음을 다 드러내 보이는
순박한 사람이라 아내는 늘 걱정입니다

집에 숟가락 몇 개 젓가락 몇 개까지
다 말하고 다니는 철없는 신랑이

늘 물가에 내놓은 아이 같은가 봅니다

그러나 철없는 신랑은 아내만 보면
행복합니다
일편단심 아내 바라기입니다


하루 종일을 쓸데없이
마음 쓰고 마음 다치고 마음 다독이고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의견이
분분한 법인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살면 살수록 인생은 어렵다

늘 푸른 소나무의 의연함이 당당함이
솔솔 위로가 된다

남이 무어라 하든 나는

내길을 소신껏
성실히 걸어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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