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만에 만나는
고운 햇살의 미소가
천진스레 너무 맑아서
겁 없이 그냥 좋습니다
강산이 네 번이나 바뀌고야
동창회 밴드를 처음 찾은 그이가
유년의 저편으로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서는
추억을 회상하며
이유 없이 빙그레 거립니다
소학교 때의 얼굴이
조금은 낯설었지만
순한 눈매와 선한 모습은
여전한 것 같아서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인성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놀랍고 신기합니다
철부지 아내
소금장수 아내 비가 와서
좋아라 한다
공치고 방바닥에서 빈둥거리는
남편이 혀를 차며 아내를
멍하니 바라다본다
종일 좋아하는 비가 와서
사랑하는 그이를 온종일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에
철부지 아내는 그저 행복하다
여보 오늘 하루는 비 핑계 삼아
무거운 짐 잠시 내려놓고
하루정도 편히 쉬시라고요
그리움으로 계단을
하나씩 하나씩 만들면
정녕 당신에게 이를까요
땅이 꺼져라 한숨으로 지 새운 밤엔
별 하나 없는 밤하늘에 별이
됩니다
망각이란 얼마나 달콤한가
목마름으로도 이렇게 이쁜
글라디올러스를 피우는
겸손의 기적이여 친근한 계절이여
소박한 꿈
남들이 화려하고 닿을 수 없는
높은 이상을 꿈꿀 때
현모양처를 꿈꾸는 소박한 그녀가
어릴 적엔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얼마나 아름답고
귀한 꿈이었는지 살아보니
알 것 같다
엄마의 포근한 품이 아내의 따스한
미소가 행복의 밑거름이 된다는 걸
세월이 반이나 지난 지금에서야
새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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