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이 12월에게

영원히 함께할 거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단 한 번도 당신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떠나가고
둘만 남고 보니
당신의 존재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힘이 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겨우 30일뿐이고 매일매일
누군가와는 작별을 해야 하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후회 없이 사랑하겠습니다


따스한 겨울 햇살 받으며 편안해
보이는 소나무의 휴식이 낯설게
다가온다

살아가는 일은 늘 평화롭지도
늘 절망스럽지도 않다

그렇기에 감사하게 되고
기대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피할 수 있다면 불행은 피하고 싶지만
피할 수 없다면 부딪히고 아파도 하며
살아가는 게 인생의 묘미가 아닐까

 

 


무 말랭이 차

말린 무 말랭이를 볶아서 끓인 차
감기와 비염뿐만 아니라
골다공증에도 좋은 천연소화제

색깔도 이쁘고 몸에도 좋고
맛도 구수해서 마시고 나면
속이 편안해진다

커피만 고집하던 사람이었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색다른 맛을 만난다는 것도

특별한 즐거움이고 삶의 소소한
기쁨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세상 근심 모두 날릴 것 같은
환한 미소를 던지는 사진 속의
그녀는 바라만 봐도
행복이 뚝뚝 떨어진다

언젠가는 가야 하지만 그리운
마음 하나 가슴에 품고서
붉게 붉게 물들인 고운 잎새 하나
그녀는 참 예쁘다

 



아름다운 깊이

순수한 설렘과 거침없는 떨림이

나를 가장 빛나는 한송이 꽃으로
웃게 만들고 기쁨의 우물로
나를 이끕니다

해맑게 우물 속을 그윽하게
들여다봅니다

두레박으로 무엇을 들어
올리게 될지 아름다운 깊이로
다가설 풍경들이
내 삶을 겸허한 들판으로
이끌어 주기를 잔잔하게 너울대며

누군가에게 사람다움의
 
친숙한 온기로
전해주기를 바라봅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