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모아 장갑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스산한 바람에 손 끝이 시려서
장갑을 끼는데
늘 안쓰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던
어머니가 너무 그리워진다

손수 짜서 끼워준 끈 달린
손 모아 장갑과 함께

잃어버릴까 봐 달아 준 끈이
너무 싫어서 끈을 잘라달라고
떼도 썼었는데

겨울이면 그리움으로
늘 가슴 시리게 한다

 

겨울 오후

추워서 눈만 내놓고
다니는 사람들

붕어빵 입에 하나씩
물고 다니는 사람들

애인 손이 시릴까 봐
손 호호 불어주는
다정한 연인들

겨울의 정겨운 풍경들이
흑백 필름처럼 스쳐
지나가는 오후

차 한잔의 여유를
누리는 내 가슴까지
훈훈하게 데워준다

겨울 하늘은 뭉게구름
두둥실 떠 있고
맑기만 하다

 

호떡이 먹고 싶다는
한 마디에 달려가 사다준
금방 구운 따끈한 호떡

달달한 꿀이
입 안에 흘러들어 가니
가슴까지 달달 해지는 느낌에
추위도 잊게 만든다

이렇게 가슴 시린 찬바람

부는 날에도
따스한 가슴을 가진
당신 생각만 하면
마음이 따스해진다

 

벌써 올해도 한 장 만을
남겨놓은 달력
유효기간이 끝난
달력 한 장을 넘긴다

지나간 날들
흘러버린 시간들은
되돌릴 수가 없기에

추억이란 이름으로
내 인생 한편에 놓아둔다

하루 짧은 새달을
새맘으로 맞이한다

월급쟁이들에겐
작은달은 하루를
선물 받은 것 같은 달이다

선물 받으면 이유 없이
설레고 기분이
좋아지듯이 그렇게
이달을 보내면 좋겠다


영원히 함께할 거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단 한 번도 당신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떠나가고
둘만 남고 보니
당신의 존재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힘이 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겨우 30일뿐이고
매일매일 누군가와는
작별을 해야 하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후회 없이 사랑하겠습니다



몰랐습니다

당신이 나를
꽃병으로 이끌 때까지
몰랐습니다

내가 아름다운
꽃이었다는 걸

당신이 나를
사랑의 감로수로

정화시킬 때까지
몰랐습니다

내가 행운의
여인이었다는 걸

당신이 나를
풀꽃 향기가 좋은

초록 들판으로
이끌어줄 때까지
몰랐습니다

내가 꾸었던 꿈들이
자연 속에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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