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희망

빗소리로 다가서는
이만큼의 절망
저만큼의 희망
잡고 싶은 희망은 먼 섬
잡히는 건 끝없는 절망이라는 늪

희망이란 바위에 남겨진
회색 발자국 그림자 없는 묘비명
그 위에 레퀴엠으로 내리는 비

그 비에 젖으며 스스로에게
최면을 건다
오늘의 절망도 내일의 희망이라고

지금 내게 절실한 것은

얼마나 더 아파야
당신의 깊은 사랑을 헤아릴 수
있을까요

그러나 그러나 지금 내게
절실한 것은 보고 싶을 때
보고 싶다고 그리울 땐 그립다고
말하고 싶은 사랑입니다

차마 말할 수 없는 게 참고
또 참아내는 게
진정한 사랑이라는
당신의 가르침은 차리리
모르고 싶습니다

지금 내개 필요한 것은
지금 내게 절실한 것은

나를 위한 당신의 기도가
아닙니다
나 만을 바라봐주는 한 사람의
빛나는 눈빛입니다

그늘진 마음이라도 숨어서
더위를 피하고 싶은 여름날
하루하루를 더위와 쓸쓸한
타협으로 보내노라니
의욕 지수만 낮아진다

머물러 있으되 기회만 있으면
어디로든 도피하고 싶은 계절

태양에 부서지고 싶단 헛된 열망과
한줄기 장대비라도 내렸으면 하는
바람으로 하늘을 올려다본다


눈을 뜬 건지 감은 건지
세상이 흐릿하게 보이는 아침
저만큼 희망이 있는 걸까
이만큼 절망이 있는 것처럼

오늘 하루도 무엇으로 채워야 하나
언제부턴가 휴일은 내게 25시로
다가선다

쉬고 싶은 날 더 바빠야 할 날
운명 때문인지 현실 때문인지
그래도 아직은 무엇엔가
열중할 수 있는 열정이
남아있음에 감사하고 싶다
바람 불어 덥지 않은
여름 날씨 저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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