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후니

인형 같은 외모에 피부는 뽀얗고
눈빛은 초롱초롱한

생후 한 달 조금 넘은
귀여고 예쁜 하얀 포메라니안
한 마리가 몇 주 후면
우리 가족이 된다

태어나서 한 번도 강아지에게
마음을 빼앗겨 본 적이
없는 나인데

이상하게 가족이 되려고
그러는지 자꾸만 마음이 간다

후니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선물로 와서

복덩어리가 될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든다



good boy 후니 안녕~~

한 인연으로 우리에게
우연처럼 다가와

한결같은 관심과 애정을 보여줘서

때론 고맙고
때론 부담스럽기까지 했던

너라는 존재가 있어서
지난겨울은 포근했고
따스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평생을 함께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언젠가는 한 번은

헤어져야 하기에

우리 곁을 떠나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길 바란다

이별하기엔 눈물 나게
아름다운 봄날이라는
사실이 매우 가슴이 아프구나


슬프게도 날이 맑다
반려동물과의 인연도
생을 다하는 그날 까지라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는
사정이 생겼을 때

본의 아니게 이별의
아픈 상처를 주게 된다
새로운 주인이 잘 보듬어 주어서

새로운 생활에 빨리
적응하길 바랄 뿐이다

안쓰러워 눈물짓는
옛 주인의 따스한 맘을
알아주면 좋으련만

누군가와 헤어지기엔
슬프게 날이 맑다

 

 

누구나 곁에 있을 땐 귀하고

소중한 존재인지를 잊게 된다

늘 애정 어린 눈빛으로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면서

보여주었던 관심이
함께 할 때는 부담스럽더니
떠나고 나니 빈자리가 휑하다

맛있는 거 먹게 되면 잠시 수저를
늦추게 되고 밤비가 느닷없이
내려도 밤공기가 찰 텐데

하게 되고

낯선 공간에서 얼마나

그리워할까
혼자서 감당하기엔

아직 너무 어린데

또 한 번의 상처를 가슴에

품어야 하는 것도

나름 운명일까 문득

네가 보고싶다

(원래 예약된 분이 계셨었는데

사정으로
보류되었다 두 달 뒤 다시

데려갔습니다)

 

 

 

민들레


비록 보잘것없는
앉은뱅이 민초 인생이지만

뿌리가 곧고 깊어서
짓밟히고 또 짓밟혀도

이른 봄이면 어김없이
노란 희망의 꽃으로
소담스레 피어난다

삿갓모양의 하얀 갓털은
바람이 이끄는 대로
어디든 머물러서

그곳에 다시 뿌리를 내려
또 다른 생으로 피어난다

남루하고 누추한 생일지라도
귀하고 소중히 여김 받을 자격은
누구나 공평한 것이

아닐까 싶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