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울림의 메아리 결이
포근한 무게감으로
하루 여정을 따뜻하게
갈무리한다
갑자기 떨어진 밤기운에
자신도 추웠을 텐데
외투를 건네주는
고운 당신이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안개 낀 밤길을 무사히
별 탈 없이 올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감사는 또 다른
감사의 이음새가 된다
기차소리
공허한 기차소리가
정오를 스치우고
일률적인 시간이
파헤치고 다니는 건
막막한 나락인가
그윽한 풍경인가
담벼락에 붙어
말간 얼굴로 부서지는
햇살을 새처럼 콕콕
조아먹노라면
삶의 한편이
결 고운 힘으로
고들고들해지려나
그리운 옛시 간
삶의 모서리에
마음 한둑이 무너지고
체념 섞인 멍한 눈으로
허전한 밤바람을 만난다
아득한 한 뼘의 어둠은
자잘한 기억 속의 그리운
옛시 간에 선다
옛사랑의 꽃향기에도
베일 가슴이 남아 있는가
억 겹의 연으로 뚝둑 힘없이 진다
꽃향기 마저 잃는다
삶의 서러운 날엔
첫 마음으로 다시 피어나리
휴일이 지나가는 소리는
늘 아쉽다 방학이 끝남을
서운해하는 학생처럼
아이나 어른이나 느낌은
비슷하다 초침 바늘을 멈추게
하고 싶기도 하고
다음 주 휴일을 벌써부터
기다리게 된다
의미 있게 보냈거나
무의미하게 보냈거나
아쉬운 건 마찬가지다
휴일은 일주일 동안
지친 몸과 마음에
휴식과 힐링을 주면
잘 보낸 거겠지
진도 신비의 바닷길
진도 신비의 바닷길을
긴 주황색 장화를 신고
1시간 기적 같은 시간을
옆지기와 함께 걸었다
현대판 모세의 기적 같은
신의 섭리가 놀랍다
바다를 걷는다는 신비함
옆은 마치 수십 리 깊을 것 같은
불안함에 발길을 서둘게 된다
시간이 지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서서히 갯벌에 바닷물이
들어차는 것을 본다
놀라운 자연의 신비 앞에서
거역할 수 없는 순리를 배운다
갯벌에서 망에다가
수북이 조개를 채취해가는
사람들은 행복에 겨워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