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기간이 끝난
달력 한 장을 넘긴다

지나간 날들
흘러버린 시간들은
되돌릴 수가 없기에

추억이란 이름으로
내 인생 한편에 놓아둔다

하루 짧은 새달을
새맘으로 맞이한다

월급쟁이들에게도
장사하는 사람들에게도
12월은 하루하루 하루가
선물 받은 것 같은 달이다

선물 받으면 이유 없이
설레고 기분이 좋아지듯이
그렇게 이달을 마무리하는
한 달이 되어 일 년이
정리되는 즐거운 한 달로
보내면 좋겠다

 

노을 속 겨울 풍경들은
따스하고 운치 있다

시린 저녁 기운들을
붉은 노을이 데워주고
갈길을 간다

하루해가 이렇게
또 저물어가는구나

땅거미가 내려앉고
가로등이 하나 두울
어둠을 밝혀줄 때면

오늘 하루도 무탈하게
잘 보냈구나 하는

안도의 숨을 고르며
자신을 토닥이며

지친 육신을 다잡으며
집으로 향한다

어제까진 그리
슬프지 않았던
음악이 이아침엔
나를 울린다

흐린 날씨 탓이라고
치부해본다

살아갈수록 어려운 일이
자존심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이다

대충대충 살아가면
편하고 좋으련만

그리 쉽지도 만만하지도
않은 게 인생이다

나한테만 그런 게 아니라
누구에게나 그러한 것이니
얼마나 공평한가

그저 살아갈 뿐이다
살다 보면 눈부신 날도
무너지는 날도 오겠지



보도블록 위에 남겨진
당신의 잔해는
참혹합니다

미련이 남아도
초라해지기 전에
떠나셨으면 좋았을걸

갈 곳을 잃어
잠시 머무른

당신의 자리가
너무 초라합니다

화려했던 시절마저
물거품 된다는 것도
서글픈 현실입니다

더 구차해지지는 마시길
바랄 뿐입니다

하얗게 쌓인 눈을
겨울비가 살포시

 즈려밟습니다 
왔다간 흔적이라도
남기려고 한 것이

당신의 존재마저
사라지게 한 결과라니

그게 슬퍼서 처량히 도
울다가 가려나 봅니다

슬퍼할 일이 아니라고
감사할 일이라고
말해주고 싶은데

너무 슬퍼 보여서
말할 수가 없으니
어찌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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