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준비

집집마다 김장 준비하느라
주부들의 마음이 부산스럽고

옷가게마다 포근한
겨울옷들이 쇼윈도에서
사람들을 유혹한다

따스한 겨울을
나기 위하여

발열 내복을 고르고
촘촘한 목티를 고르고
털이 복슬복슬한
코트를 입어본다

올 겨울은 따스해야 할 텐데
벌써부터 겨울을
어찌 보내야 할지
걱정이 앞선다

11월이 12월에게

영원히 함께할 거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단 한 번도 당신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떠나가고
둘만 남고 보니
당신의 존재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힘이 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겨우 30일뿐이고
매일매일 누군가와는
작별을 해야 하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후회 없이 사랑하겠습니다

 

12월

하루 이틀 사흘
한 해 끝을 향해서
뚜벅 거리지만
또 다른 시작일 거라는
간절함의 기도로
물구나무서기 하는 삶과
끌려가는 시간들

장어구이를 먹고
노래방에 가서
18번을 부르고
분위기에 취해서
행복해지는 사람들과
심드렁한 나지만

오랜만에 환하게 웃는
당신을 바라보며
다행이라고 끄덕이며
덩달아 웃는다

겨울에 내리는 눈

히말라야 시다가 눈 모자를
하얗게 쓰고는 웃네요

뾰족 지붕 위에도
주차된 차들 등에도

순백의 하얀 마음
곱게 펼쳐놓으셨네요

겨울에 내리는 눈은
마음까지 포근하게 하네요

눈이 녹기 전에
가까운 지인들께 웃으면서
안부 전화라도 드려야겠네요

내가 지켜줄게요

흔들바람에 나무마저
휘청휘청 거리네요

바람에 날려갈까
주머니에 돌이라도
넣고 다니라고 했더니

내 안에 통통한 너 있어서
걱정 없다면서 웃네요

그렇다면 걱정 없겠지요
태풍이 몰아쳐도
눈보라가 몰아쳐도
당신 안의 내가 지켜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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