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한 자락을
꽃들이 다녀간다

벚꽃이 화려한
이별식을 치르고

한구석에선 이팝나무가
연초록 잎을 틔우면서

쌀밥 같은 꽃 트임을
소복소복하게 준비한다

계절은 소리 없이
아름답게 깊어가고

소나무들은 언제나
그 모습 그대로 의연하다

무엇이든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때 가장
멋있고 빛나는 것이다

 

햇살이 유혹합니다
맨발로 이끌립니다

분단장도 못했는데
꽃단장도 못했는데

가다 보면 생채기
어루만져줄 천사의 손길

만날 수 있을지
모를 일이지요

가다 보면 당당히
홀로서기라도 배울지
모를 일이지요

아름다운 봄은
인고의 세월이 있어서
더 빛난다는 걸

햇살이 고운 날
감성으로 눈뜹니다

날씨 참으로 변덕스럽다
여인의 마음처럼

어제는 기온이
쑤욱 오르더니

오늘은 기온이

뚜욱 떨어지니

변함없는 일상이
매일 다른 빛깔을 주니
나쁘진 않다

추워봤자 며칠뿐이니
견딜만하겠지

고운 날이 뒤에서
대기하고 있으니

스산해도 웃으며
보낼 수 있지 않을까

나다운 나

누가 뭐라고 해도
절대로 흔들리지 않을

자신감 하나로 버티고
견뎌온 세상입니다

아무리 빛나고
아무리 찬란한 것이라도
내 것이 아니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강단 하나로 버티고
견뎌온 세상입니다

어느 순간 중심 없이
흔들리는 마음 한 편이
나를 무너지게 합니다

나다운 나를 지키기 위해서
얼마나 버둥거려야 할지


말은 그사람을
품위있게도 만들지만

말은 그사람을
저급하게도 만든다

쓸데없이 너무
수다스러운 사람은
거리감을 두게 만든다

말도 내뱉게 되는
그순간부터 책임감이 따른다
다시 쓰러담을 수가 없으니

생각없이 툭툭
던지는 말뒤엔

말멀미를 앓게
될 수도 있다

한번더 생각하고
신중하게 말을 해야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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