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내게로 오는 길

그대가 내게로 오는
길엔 꽃비가 물안개로
피어오릅니다

그리움이고
반가움입니다

살아가면서 이렇게
그리움의 꽃잎을
하나씩 펼쳐보는 것도
가슴 뛰는 일입니다

중년의 눈빛 맑은
여인으로 재회하여

추억도 반추하며
살아온 얘기
살아갈 얘기

주고받는 재미도
인생의 묘미입니다

꽃을 피우기 위해
곱게 봄단장 하는

가로수들이 꽃을
피웠을 때보다 더
아름답다는 것을 몰랐다

이쁜 꽃만 고운건 아닌데
우리들 시선은 늘
한편으로만 머무는 걸까

양지보다 음지쪽에서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는 누군가가 없이는
양지가 빛날 수가 없는데

우리는 누구나
양지를 꿈꾼다

강물결은 잔잔하나
비 갠 후의 강은
흙탕물로 흐려있다

언제나 맑은 강이라서
위로만 받았었는데

오늘은 낯설지만
친근하게 다가온다

흘러 흘러 보내노라면
속까지 보일만큼
투명한 모습 보이겠지

가끔은 속을 감추고
싶은 마음이 누구에게나
살다 보면 생기는 법

자연인들 다르리
강인들 다르리


눈빛만 보고도

눈빛만 보고도
내 맘을 알아챕니다

맑은지 흐린 지
좋은지 나쁜지

아니라고 말해도
말보단 눈빛을
더 믿나 봅니다

낯빛만 보고도
내 맘을 알아챕니다

하루 종일 무슨 일이
있었는지 느껴지나 봅니다

애써 미소를 지어봐도
그저 말없이
바라보기만 합니다

오래 함께 살아오다 보니
말이 필요 없나 봅니다.

가로등 불빛도
하나 두울
어둠을 밝히고

고층 아파트에도
하나 두울
온기를 찾는다

헐떡거리며 보낸 시간도
숨 고르기를 하며
조용히 제자리를 찾아든다

성실히 오늘을
보낸 사람도

시간을 헛되이
보낸 사람도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은 경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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