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시다

 

 

히말라야 시다를 흔들고
붉은 장미를 흔들고

중년의 머리카락을
흔드는 자연바람이 좋다
흔들릴 수 있을 때
맘껏 흔들려 보는 것도

인생을 즐기는 멋이 되리라
뼛속까지 속속들이 흔들리고
싶지만 감성도 나이를 일깨울 수
없음은 쓸쓸한 일이다.

 

가을비에 놀란 두꺼비

히말라야시다가 비를 맞고
팔을 축 늘어뜨린다

도로엔 빗소리에 놀란
두꺼비가 큰 눈을
껌뻑거리며 튀어나온다

가을비를 맞고 햇살을 받고
바람을 타고 탐스럽게
잘 익은 사과가 부끄럽게
빨갛디 빨갛다

가을비로 속이 영그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이름 모를 들꽃들도
조그만 얼굴을 단장한다

잠깐 사이에 세상은
비의 천국이 된다.  

 


트라우마

살아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트라우마가
생길 때가 있다

두렵고 벗어나고 싶지만
언젠가는 한 번은
부딪혀야 하고

꼭 넘어야 할 산이기에
아프더라도 나아가기 위해선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삶은 끊임없이
자신과의 싸움의
연속일런지도 모른다.

 

 

 낯선 햇살이 오만한 날개를
펄럭이며 반짝인다

삭힘의 시간이 짱짱한 날들을
있게 한다는 걸 믿고 싶다

예기치 않은 일상의 일탈은
나를 자유롭기보다는
혼돈케 한다

살아가다 보면 무심한 것
하나에도 마음을 베일 수

있다는 걸
나이테 하나 늘고

깨달을 줄이야

 

빗소리가 너무 좋아서
잠들기 아깝다

깜깜한 어둠을 뚫고

세상을 적셔주는
비가 너무 고맙다

천둥소리에 아파트가
놀라서 흔들린다

내 가슴도 새가슴 되었다

아파트 정원에 이사 온 날
심어둔 우리 아기단풍도
초록 이파리들이 쭉쭉
기지개를 켜겠다

처음엔 적응 못해서

골골하더니 이젠
제법 나무 꼴을 하고 있다

새로운 친구를 만나면
낯가림이 심해서

친해지는 시간이

남들보다 더딥니다

몸살을 앓아야
친화력이 생기나 봅니다

이제는 누구하고 나 부담 없이
편해질 수 있는 나이가 되었건만

나는 나라는 틀에서
벗어날 줄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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