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벚꽃

조금 일찍 피어난 벚꽃은
딱 그만큼 빠르게 눈꽃 되어

흩날린다

머리에 어깨에 발끝에
사르르 사르르 마지막 흔들림도
춤추듯 아름답다

아름다운 벚꽃을 바라보며 행복한
사람이 되어가는 사람들의 눈빛도
점점 더 향기로워진다

네모난 화폭에 지금의 우리를 담고
오늘을 기억하고자 한다

푸른 하늘의 끝닿은 맑음과 초록빛
고움들이 9월의 이름으로 내 삶에
티 없이 맘껏 스며들 때

좋은 생각들로 맑게 순화시켜서
내가 꾸는 꿈들이 현실이

될 수 있다면
가을을 훔쳐서라도 실컷 앓고 싶다

짧은 순간 느낌으로

그려진 표정들에서
우리의 인생을 본다 이렇게
닮아가고 있다는 것을

당신이 내 이름을 따스하게
불러줄 때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으로 다시

피어납니다

내일 시들어 버릴지라도
지금 이 순간은 영원을 꿈꾸게

됩니다

나의 향기에 취해서
행복해하는 당신이 있기에

당신을 위한 단 하나밖에 없는
축복받은 사람으로
지금 이 순간이 제일

기쁨입니다

 

 

무시할 수 없는 세월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무시할 수 없는
세월이 존재한다

함께 서로가 쌓아온 흔적들이기에
다른 이유 없이도 서로가

존중해야 할
소중한 기억들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아픈 기억들이
더 많아질지라도

서로가 보듬어야 할 숙명

같은 것인지도
인생의 비바람이 불어와도 함께
동행한다면 웃으면서 맞으리라

 

세상을 습기가 스멀스멀 침

범해 버리면
언제나 투명한 척 남의 마음만
들여다봐야 하는 자신의 처

지가 서러워
유리창도 함께 운다

오늘만큼은 자신을 위해서
살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안도의
한숨을 뿌옇게 토해낸다

살아가는 일은
말없이 지켜봐 주는 것이라고

속이 훤히 다 보이는
시냇물에 맨발을 담그면

발끝에서 전해지는 서늘한

기운이 좋다
졸졸졸 흐르는 맑은 물소리에
내 마음도 잔잔히 실어

보내고 싶다

물속에 잠겨 있는 크고

작은 돌멩이들도
나름의 여유를 누리며

멋스럽게 살아간다
물 위를 맴도는 물잠자리도 정겹다
하루는 또 그렇게 저물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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