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뜰의 봄빛



내 뜰로 찾아드는
봄빛은 특별함보다
진솔해서 좋다

내 뜰로 찾아드는
봄빛은 화려함보다
소박해서 좋다

같이 어우러져도
어색하지 않고

언제나 함께 해왔던
듯한 편안함이 좋고
익숙함이 좋다

긴장을 풀고 일상의 지친
어깨의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놓고
편안히 쉼 한다


어미닭이 애기 병아리랑
봄나들이 가기에 좋은 날

햇살 콕콕 집어먹으며
뿅뿅뿅 콧노래를 부른다

초록을 밟으며
걷는 들녘엔

산들바람이 산들산들
춤추며 마중 나오고

한 무리의 새떼들이
곱게 우지진다

잔잔히 트여가는
자연 속에서 말없이

봄날의 아름다운
전경들이 영글어간다


 내 몫의 축복

그리움으로 길어진
이쁜 꽃술이

고운 햇살 타고
연분홍빛 미소를 띤다

아침에 찾아온 봄빛은
모든 슬픔을 빛으로
푸르게 발효시킨다

튼실히 살뜰히
피어나기를 바란다

눈매 고운 바람이
내 몫의 축복을
꿈꾸게 한다

봄빛에 물든
거리를 나선다

또 하루가

햇살이 사라진
거리에서 하루가
힘없이 진다

현기증을 일으키며
초췌한 얼굴로
허공을 맴돈다

발목까지 흥건하게
고이는 피로가

수은등 불빛에
산산이 부서진다

떠도는 바람 따라
심란한 근심 하나
맴돌다 떠나간다

정수리에서 툭툭
터지는 아픈 꽃도
피면 아름다울까

기차소리에 마음이
풍선을 달고 둥둥
하늘빛 그물에 걸린다

잔잔한 호수에
나뭇잎 하나 살포시

떨어뜨린 듯한 서정적인
카펜터스의 목소리가

담백한 바람을 타고
내게로 온다

소소한 것들이 주는
기쁨도 때로는
삶의 의미가 된다

뜰안길에서 만나는
근사한 봄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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