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쓸쓸한 날이 있습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꽃을 봐도
낙엽 보듯 감흥이 없는
그런 쓸쓸한 날이 있습니다

세상의 그늘지고 습한 곳이라도
환하게 밝혀줄 것 같은
눈부신 햇살이 비춰주어도
자꾸만 어깨가 처지는
그런 쓸쓸한 날이 있습니다

유난히 커피 맛이 좋은 날
이유 없이 살맛이 나기도 하지만
같은 커피라도 맹물 맛이 나는
그런 쓸쓸한 날이 있습니다

출근길에 괜히 옆지기에게
쓸데없는 심술을 부려놓고
하루 종일 마음이 휑한
그런 쓸쓸한 날이 있습니다


하늘도 맑아라 마음도 맑아라
뭉게구름 두둥실 어디든 따라가고파

바람 한점 없는
따가운 햇살 아래에서도

그리움을 접지 못하고
이쁘게 꽃 피우는 달맞이꽃의
간절함처럼

기쁨의 세포들이 살아 숨 쉰다는
경이로운 사실이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계절의 심지를 잃어가는 여름은
찬란했던 지난날을 이제는
추억이라고 말하고 있다

아름다웠던 날들만 고운 흔적이
되는 건 아님을 아팠던 순간만큼
힘겨웠던 순간만큼
지나고 보면 기억도 깊어가는 것을

 


하얀 개망초

철로변에 핀 순한 눈빛의
하얀 개망초가 마음을 흔든다

슬픈 이름을 운명처럼 달고는
한을 가슴에 품고 피어났는가

가까이 다가오는 이들도
멀리서 바라보는 이들도

사랑한다고 말하고
행복을 전해주건만

꽃부리에 스며드는
우수는 어찌하오리까

사랑은 내 아픔보다는
내 사랑이 아프면 더 아픕니다
나는 아파도 내 사랑은

아프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내 사랑도 내 맘 같으리라
믿어 봅니다

남은 날들도 변함없는 사랑으로
다정한 세월 만들며
값진 삶을 살아가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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