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서
출근길에 10분 빨리
내려가 차를 따뜻하게
해놓는 당신에게서
사랑하는 법을 배웁니다
퇴근길엔 늘 미리 와서
기다려주는 당신에게서
사랑받는 법을 배웁니다
나이 든 어르신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당신에게서
예의를 배웁니다
본인이 더 힘들면서도
남들이 더 힘들까
염려하는 당신에게서
살아가는 법을 배웁니다
올해 마지막 일요일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
무엇을 비워야 할까
느낌표보단 물음표가
시간의 흐름을 타고
내게로 온다
삶은 정답이 없다지만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라도
스스로에게 당당하기
위해서라도 옳은 길로
열심히 살아야겠다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사랑은
사랑은 당신이
원하는 것이 무언지
먼저 배려해주는 마음입니다
사랑은 당신을 위해서
기꺼이 당신의 그림자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사랑은 당신을 위해서
기꺼이 나를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사랑은 당신이 원한다면
기꺼이 내 사랑도 포기할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사랑은 나를 위한
사랑이 되어서는
진정한 사랑이 아닙니다
햇살이 너무나 고운
겨울 아침에 생각합니다
이해하자고 하면
이해 못할 것도 없고
봐주자고 하면
못 봐줄 것도 없다고
시니컬한 야유를 퍼붓는
리스트를 들으며
잠시 나를 내려놓습니다
가끔은 변덕스럽고
가끔은 괴팍하기도 하고
가끔은 지독하게 고집스러운
남루한 사람이지만
자신을 돌아볼 줄도 아는
자신을 질타할 줄도 아는
사람이니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누군가와 함께
누군가를 위해
따뜻한 밥을 준비하는
순간도 소중합니다
누군가와 함께
마주 보며 식사를 하는
시간도 아름답습니다
누군가와 함께
식사 후에 마시는
커피 한잔은 향긋합니다
누군가와 함께
공감하며 듣는 음악은
지친 영혼에 평화를 줍니다
누군가와 함께
잠들고 깨어날 수 있는
포근한 공간은 안식을 줍니다
그리 살아가다 보면
떠나버린 사람보다
남겨진 사람이
더 외롭고 쓸쓸한 법
떠나버린 그 사람의
빈자리만큼 공허함을
감당하긴 쉽진 않겠지요
그 사람과 함께 했던
순간순간들을 아름답게
곱씹으면서 그렇게
남은 여생을 보낸다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그리우면 그리운 대로
서러우면 서러운 대로
그리 살아가다 보면
먼 훗날 그렇게 내 사랑은
떠나갔다네 라고 웃으며
말할 날이 오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