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잔의 여유


 
커피가 좋아서
한 모금씩 들이킬 때면
온몸에 퍼지는 향긋함과
위로받는 듯한 따스한 느낌에
살맛이 나곤 한다
 
외로울 때
쓸쓸할 때
지치고 힘들 때
커피를 마시면
내 인생에도
커피 향이 스민다

 

12월의 어느 목요일
 
연한 커피 한 잔에
맑은 하늘빛과
창가에 스며드는
고운 햇살을 담아서
한 모금 마시면
마음에 여유로 번진다
 
세상의 소리가
활기를 잃어가고
올겨울은 유난히
모두가 가슴 시리지만
오늘을 참아내며
따스한 내일을 꿈꾼다.


 

여유를 마신다
 
샤부샤부를 먹고
분위기 있는 커피숍에서
당신과 함께 여유를 마신다
 
창 밖의 운치 있는 야경도
가끔 찻 잔에 담아서
당신은 카페라테
나는 카페모카
 
주위의 수런수런 함도
스피커를 타고
귓전을 울리는
경쾌한 선율도
그리 나쁘지 않다

이만함을 감사
 
며칠 만에 마주한
커피 한 잔은
 
내게 삶의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5층에서 바라본
이른 아침의 바깥 풍경은
차분하고 정갈하다
 
아직 꺼지지 않은
가로등 불빛이
꼰들꼰들 졸고 있고 
 
손가락으로 헤아릴 만큼
켜져 있는 아파트 불빛은
따스하고 정겹다
 
병원 가운을 입고
링거를 달고 보내야 할
 
나의 오늘도
이만함을 감사하며
보내야 하리라

포근한 휴일 오후의
여유로움을 향이 좋은
차 한잔과 함께 누린다
 
한 모금 음미하니
스멀스멀 퍼지는 느낌이
낯설지 않아서 좋다
 
한잔으로는 뭔가 부족해서
연거푸 두 잔을 마시고는
멍하니 창밖을 응시한다
 
휴일이라 차들의 행렬도
사람들의 소란스러움도
잔잔히 울려져 온다
 
휴일 행인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
 
휴일 창밖을 바라보며
나는 뭘 하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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