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겨울은

그늘진 마음이라도
숨어서 추위를 피하고
싶은 겨울날

하루하루 웅크린 채 쓸쓸한
타협으로 보내노라니
의욕 지수만 낮아진다

머물러 있으되 기회만 있으면
어디로든 도피하고 싶은
쓸쓸한 계절

태양에 부서지고 싶은 헛된
열망과 여름날 퍼붓듯 쏟아지는
한줄기 장대비라도 내렸으면 하는
바람으로 하늘을 본다

 

12월

하루 이틀 사흘
한 해 끝을 향해서
뚜벅 거리지만
또 다른 시작일 거라는
간절함의 기도로
물구나무서기 하는 삶과
끌려가는 시간들

장어구이를 먹고
노래방에 가서
18번을 부르고
분위기에 취해서
행복해지는 사람들과
심드렁한 나지만

오랜만에 환하게 웃는
당신을 바라보며
다행이라고 끄덕이며
덩달아 웃는다


겨울에 내리는 눈

히말라야 시다가 눈 모자를
하얗게 쓰고는 웃네요

뾰족 지붕 위에도
주차된 차들 등에도

순백의 하얀 마음
곱게 펼쳐놓으셨네요

겨울에 내리는 눈은
마음까지 포근하게 하네요

눈이 녹기 전에
가까운 지인들께 웃으면서
안부 전화라도 드려야겠네요

내가 지켜줄게요

흔들바람에 나무마저
휘청휘청 거리네요

바람에 날려갈까
주머니에 돌이라도
넣고 다니라고 했더니

내 안에 통통한 너 있어서
걱정 없다면서 웃네요

그렇다면 걱정 없겠지요
태풍이 몰아쳐도
눈보라가 몰아쳐도
당신 안의 내가 지켜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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