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머리와 새치

아침마다 머리를
감고 만지노라면

뾰족이 하나씩
얼굴을 내미는 반갑지
않은 흰머리 하나둘씩
손으로 뽑다가 안되면
족집게로 뽑아내야
직성이 풀린다

연륜의 흔적이랄까
나이 든 표시일까
하나둘씩 점점 더
느껴지는구나

세월은 그 누구에게도
예외는 없는 법

가는 세월 잡으려 말고
남은 세월 허송세월 할
시간이 없는 것 같다

아침에 듣는 음악은
영혼을 맑게 만든다

고운 햇살처럼 내 가슴에
잔잔히 부서진다

고운 선율 타고 잔잔한
호수에 노니는
우아한 백조가 된다

이건 잠시 꾸는 꿈
꿈을 꾸는 동안은
천상을 노니는 천사가 된다

이제는 출근시간
변함없는 일상이지만
분명 어제와는 다르다

내가 다르듯 오늘도
그러하리라
그러므로 살아볼 만한
것이리라  

사람 마음

이유 없이 내가
좋다고 합니다

나는 이유 없이
그가 싫은데

좋아한다는 맘이
고마워 좋아하려고
무진장 노력해 봅니다

노력해도 소용없는 게
사람 마음인가 봅니다

그만 나를 좋아하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습니다

마음도 마음대로
할 수 없기에

이제는 그 사람이
싫지는 않습니다


겨울 오후

추워서 눈만 내놓고
다니는 사람들

붕어빵 입에 하나씩
물고 다니는 사람들

애인 손이 시릴까 봐
손 호호 불어주는
다정한 연인들

겨울의 정겨운 풍경들이
흑백 필름처럼 스쳐
지나가는 오후

차 한잔의 여유를
누리는 내 가슴까지
훈훈하게 데워준다

겨울 하늘은 뭉게구름
두둥실 떠 있고
맑기만 하다

몰랐습니다

당신이 나를
꽃병으로 이끌 때까지
몰랐습니다

내가 아름다운
꽃이었다는 걸

당신이 나를
사랑의 감로수로

정화시킬 때까지
몰랐습니다

내가 행운의
여인이었다는 걸

당신이 나를
풀꽃 향기가 좋은

초록 들판으로
이끌어줄 때까지
몰랐습니다

내가 꾸었던 꿈들이
자연 속에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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