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색 팬지

연둣빛 생명이 촘촘히
풋풋하게 피어나는

초록숲이 눈매 고운
꽃바람을 타고 온다

햇살 맑은 길가에
작지만 강인한

삼색 팬지가
사색케 한다

생각하는 사람의
얼굴을 정말 닮은 듯

하늘거리는 꽃잎이
천사가 세 번 키스할 만큼
가히 아름답도다

봄꽃은 곱게 일상을
달큼함으로 토닥인다

 

움켜쥔 야망들이
당겨지기도 하고

구겨진 뒷모습이
처참한 사람도 있다

인생은 언제나
희비가 엇갈린다

누구나 방심할 수
없는 게 삶이기도 하고

역전의 역전의
파노라마가 세상이다

내일의 태양은 다시
멋지게 떠오른다

고요히 불어오는
바람에 침묵하며

오늘에 충실할 뿐이다

허공을 저울질하는
별빛은 영롱하고

발밑을 물들이는
꽃잎들도 살아있다
한숨과 연민으로

고요히 불어오는
밤바람에 측백나무

이파리 하나하나가
그리움으로 설레고

아파트 담벼락을 기댄
메타세콰이아 나무도
초록빛 봄을 맞이했다

아름다운 봄날도
머지않아 떠나가고

세월도 속절없이 가건만
남은 자는 무얼 해야
하는 걸까

허기지는 저녁시간
질척거리는 허무를

안으로 주섬주섬
구겨 넣으며 자잘한
일상을 껴안는다

벚꽃 진 자리를
노랗게 줄기를 따라

피어난 죽단화가
자리매김해준다

아파트 화단에
이렇게 많은 꽃들이
피었다 지곤 했던가

몇 년째 살면서도
이제야 알게 되었구나

주위를 둘러보지 않고
무심히 도 살아왔음에
미안함도 든다

옆에 두고서도 귀한 줄
모르고 사는 것에 목메다 보니
놓치고 사는 게 너무도
많다는 게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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