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감각

심술궂은 바람이
겨울을 재촉한다

심술궂은 바람이
우리를 번민하게 한다

겨울옷을 입자니
두텁고 계절감각에
둔한 듯하고

가을 옷을 입자니 찬바람에
몸을 움츠리게 되고
계절감각에 민감하지만
인내심이 필요하다

계절의 문턱은
계절의 길목은
높고 순탄하지는 않다

은행나무 밑에 있으면
노랑물이 들어 병아리가
된듯하고

단풍나무 밑에 서면 양볼에
빨강 물이 들어 새색시가
된듯하다



무엇이든 존재가치는
비어있을 때 비로소
피부에 와 닿는다

앉았던 무게만큼
절실하게 느껴진다

있을 땐 못 느꼈던
존재감이 크다

있는지 없는지
못 느낄 정도로
존재감이 없다면

얼마나 허무한 일인가

존재한다는 자체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존재도 있다

얼마나 소중하고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말은 그 사람을
품위 있게도 만들지만

말은 그 사람을
저급하게도 만든다

쓸데없이 너무
수다스러운 사람은
거리감을 두게 만든다

말도 내뱉게 되는
그 순간부터 책임감이 따른다
다시 쓰러담을 수가 없으니

생각 없이 툭툭
던지는 말 뒤엔

말 멀미를 앓게
될 수도 있다

한 번 더 생각하고
신중하게 말을 해야 할 듯

내 사랑이 누구에게나
인정받길 원한다면

먼저 남의 사랑을
인정하도록 하자

도덕적으로 어긋나더라도
상식선에서 빗나가더라도

중요한 건 두 사람의
진실된 마음이다

아무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는
사랑이길 바랄 뿐

세상에 아름답지 않은
사랑은 없다

사랑을 가슴에 품고
있는 순간은 뜨겁게
살아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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