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스러운 낯설움
스산한 느낌에 벌써부터
춥다 춥다가 입에 배어있다
한낮은 따듯한데 해가
저물고 나면 옷깃을 여며도
손끝이 시리다
양볼을 스치는 서늘한 기운은
차라리 신선하다
따스한 체온이 그리워진다
누구라도 곁에 있으면
말을 하지 않아도 존재 만으로도
위로가 될 것 같다
찬바람이 옷깃은 여미게 하지만
마음의 깃까지 닫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이번 겨울은 그래도 따뜻하고
훈훈했으면 좋겠다
어둠이 찾아든 거리엔
가로등 불빛 아래 뒹구는
낙엽들과 처절하게 애쓰는
몇 개의 이파리들이
대롱대롱 나무에 매달려 있다
떨어진 잎새들도 발이
안 떨어져 나무 주위를 맴돌고
연한 바람만 불어도
금세 떨어져 버릴 듯한
힘겨운 잎새들도 눈물을
떨군다 이별이 슬퍼서
머잖아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애처롭기
까지 하다.
꿈길을 걷는 시간
꿈길을 걷는 시간은
꽃잎에 날개를 달고
두루 평화롭다
꿈이 그대로
삶이 될 수는 없겠지
흐트러진 책들과
질서 없는 일상을 본다
평범한 시간 속에서
특별한 떨림을 바란다는 건
열어 볼 수 없는 마음 하나 품고
살아가는 일일 지도 모르겠다
얼마나 세월이 흘러야
마음껏 펼쳐볼 수 있을까
반이 접혀진 세월 속에 남은 거
아무리 찾아봐도 별게 없다
차라리 꿈이 깨지 않길
바라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