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가 되면

아침에 눈을 뜨면
하얗게 미소 짓는
당신을 봅니다

커피를 마시면서도
커피를 무지 좋아하셨던
당신을 생각합니다

달고 신 귤을
입 안에 하나 넣다가도
당신이 생각납니다

오물오물 귤도 참
맛나게 드셨는데

이제는 살아서는 만날 수 없는
다른 세상 사람이건만

자꾸만 당신이 생각납니다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네요

이렇게 당신이 많이
그리워질 줄 몰랐습니다
천천히 당신을 잊을까 합니다

 

당신은 가고 없지만
여전히 태양은
다시 환하게 떠올라

세상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네요

사노라면 잊고
사는 날도 있겠고

그리워 가슴 에이는 날도
찾아오겠지요

이제는 당신이
태어난 날에도

이렇게 추모하며
그리워해야 하나 봅니다

낙엽을 쓴다 낭만도 상념도
한줄기 바람이 휙 날려버린다

흩어진 마음들을 어찌할까
자꾸만 쌓여가는
낙엽더미에서 초라한
나를 본다

발밑에서 바스러지는 건
낙엽이 아닌 나 자신일지도

가을이 지네 세월이 지네
마음 하나 달랑 남겨두고
낙엽 되어 눈처럼
흩날리며 가네

때가 되어 가는 것을
애꿎은 바람만 탓하며
눈시울 적시네

그런들 저런들 무슨 소용일까
말없이 조용히 보낼 수밖에
없는 것을 가을은 애잔함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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