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의 기적 같은 진도 신비의 바닷길
진도 신비의 바닷길을
긴 주황색 장화를 신고
1시간 기적 같은 시간을
옆지기와 함께 걸었다
현대판 모세의 기적 같은
신의 섭리가 놀랍다
바다를 걷는다는 신비함
옆은 마치 수십 리 깊을 것 같은
불안함에 발길을 서둘게 된다
시간이 지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서서히 갯벌에 바닷물이
들어차는 것을 본다
놀라운 자연의 신비 앞에서
거역할 수 없는 순리를 배운다
갯벌에서 망에다가
수북이 조개를 채취해가는
사람들은 행복에 겨워 웃는다
작은 울림의 메아리 결이
포근한 무게감으로
하루 여정을 따뜻하게
갈무리한다
갑자기 떨어진 밤기운에
자신도 추웠을 텐데
외투를 건네주는
고운 당신이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안개 낀 밤길을 무사히
별 탈 없이 올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감사는 또 다른
감사의 이음새가 된다
하나를 얻고자 하면
하나를 버려야 함은
공식적으로도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잃어본 기억 없이
취함만 경험한 사람은
얻은 것의 소중함을
못 느끼고 당연시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우리는 서게 된다
소소한 것에서부터
큰 것에까지 그 어느 것 하나
공짜로 주어지는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