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메아리

가을비가 또르르
동그라미를 그리며

옥구슬 구르는
청아한 목소리로

힘겨웠던 지나간
계절을 마음으로
따스하게 위로한다

축축 늘어져
기운 없던 잎사귀들도

짙은 초록으로
기쁨의 아리아를 부르고

초록비는 잔잔히
우리 가슴속으로 스며들어
행복의 메아리를 울린다



가벼이 살겠네

우아한 자태로
나풀나풀거리는
소슬바람 한 자락에

사랑의 기억 하나
실어 보낸다

생각하는 이마에
주름이 접히고

그리운 만큼 멀지 감치에서
바라보아야만 오래도록
그리워할 수가 있다네

그리움 먹고
살 수만 있다면

풀잎의 어깨라도 기대며
풀꽃처럼 피고 지고
한 세상 가벼이 살겠네

늦여름의 뒷모습

겨 트로이 내속의
깊이를 재어보고

서풋 서풋 지나가 버린
반나절이 아쉽다

길섶의 자유로운
야생화도 바람을
그리워했던가

세상 속에서 곱게
숨 쉬는 것들은

모든 가벼이
여기지 않고 싶다

천천히 정겨워지는
가을빛이 좋고

조용히 갈길 준비하는
늦여름의 뒷모습에서
세월을 엿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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