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그리움

살아내기 위해
잊어야 했던 기억들

그리워 못 견딜
애타는 밤이면

담벼락 아래서
꼬깃꼬깃한 그리움

하나 불쑥 튀어나온다
목이 긴 슬픔을
꽃으로 피워낸

상사화 지는 날이면
가슴으로 운다


낙엽 하나

창가를 서성이다
갈 곳이 없는

체념 같은 그리움
가을비로 스민다

사랑했다는 이유 하나로
마지막 작별을 고해야 하는

절절한 사연들이
낙엽 되어 바스러진다

누군가의 발 밑에서
처절한 유언을 남기고

은밀하게 잊히리라
죽은 옛 시간으로


고운 잎새 하나

새순으로 돋아날 때의
그 힘겨운 시간도
견뎌내야 했습니다

든든한 나무의
보호를 받으며
잔잔한 삶을 살았습니다

눈부신 햇살이
너무 따스해서
마냥 행복했습니다

잠자던 감각을 깨우는
산들바람에 살랑살랑
가슴이 흔들렸습니다

가슴을 온통 빨갛게 물들이고는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았습니다
그것이 마지막 선물인 것을

 

가을은

가을은 햇살을
품으라 합니다

그늘지고 마음이
병들어가는 사람들에게
따스하고 포근한
햇살 같은 마음 하나
건네라고 합니다

가을은 바람을
품으라 합니다

지치고 고된
힘겨운 영혼들에게
잠시라도 쉬어갈 수 있도록
흘린 땀방울이라도
정성스레 닦아주라고 합니다

가을은 세상을
품으라 합니다

베푸는 사랑이
받는 사랑보다 더
고귀하고 위대하다는 걸
깨닫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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