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진 밤바다

정동진 밤바다는
무엇이 서러운지

밤에도 잠들지 못하고
거센 포말을 일으킨다

성난 파도소리를 들으며
비릿한 바다의
향기에 취해 본다

철 지난 바다가 주는
묘한 운치는

세상을 반쯤 살아온
지금의 내 모습과
너무 흡사하다

화려함보단 잔잔함이 좋고
북적거림보단
진솔함이 느껴지는 게

홀로인 시간이 좋아 지기도 한다 


나무는 꽃의 든든한
안식처가 되어 주었기에

나무는 이파리가 외롭지 않게
든든한 그늘이 되어 주었기에

이제는 모두를 보내고
편히 쉴 시간입니다

이제는 자신만을 위한
홀로서기를 할 시간입니다

나무가 튼실히 버텨주어야만
아름다운 꽃도 필 수 있고
초록 이파리도 틔울 수 있으니

지금은 모든 걸 내려놓고
자신만을 아껴주어야 합니다

거센 바람에도
눈보라 몰아쳐도

당당히 맞서서 이겨야 하는
힘든 시련의 겨울이 찾아오기에

잠시라도 휴식이
필요한 것입니다.

 

어떤 이는

어떤 이는 내 눈빛에서
천사를 만난다

너무 따사로워서
무작정 기대고 싶다고

어떤 이는 내 눈빛에서
칼날을 본다

너무 불안해 보여서
무작정 기다려 준다고

어떤 이는 내 마음에서
맑은 호수를 본다

너무 맑고 깊어서
그 호수에 종이배라도
띄우고 싶다고

어떤 이는 내 마음에서
갈대 울음소리를 듣는다

너무 쓸쓸하고 서러워서
하염없이 바라만 본다고

안개가 베란다까지
자욱이 들어왔다

좋은 음악을 들으며
그리운 이를 만난 듯 설렌다

자꾸만 더 듣고 싶어 지는 게
눈을 감아도 선명해지는 게

시간은 소리 없이 흐르고
고운 선율 속으로
여행을 떠난다

때로는 가까운 곳에서
어렵지 않게 안식 같은

위로가 되는 무언가를
만날 수 있음에
감사하는 정오

행복이란 건 멀리 있지 않다
가까운 곳에서 언제나
미소 짓고 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