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는 우수에 젖게 한다
보도블록 위를
톡톡 노크하는 비는
가을이 흘리는
이별의 눈물인가요
겨울이 왔다고
알리는 신고식인가요
쓸쓸하기도 하고
처량하기도 하고
이 비가 그치면
겨울이 코앞에 와 있겠지요
몸은 벌써 순응했으니
마음도 이제는
겨울을 맞을 준비를 해야겠지요
첫눈을 기다리며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그렇게 보내다 보면
꽃피고 새순이 돋는
봄이 언젠가는 오겠지요
찬바람에 스치기만 해도
마지막 남은 나뭇잎사귀들이
사르륵 떨어질 것 같아
간절한 마음으로 숨죽이며
애틋하게 바라본다
내일도 모레도 글피도
한동안은 그런 마음으로
거리를 가로수를
계절을 방황할 것 같다
늦가을을 향한 나의
끝없는 사랑은
운명적이 아닐까 한다
평범한 날에도
특별한 날에도
더불어 함께 해주는
이들이 있음에
눈물 나게 감사할 뿐이다
나무는 꽃의 든든한
안식처가 되어 주었기에
나무는 이파리가 외롭지 않게
든든한 그늘이 되어 주었기에
이제는 모두를 보내고
편히 쉴 시간입니다
이제는 자신만을 위한
홀로서기를 할 시간입니다
나무가 튼실히 버텨주어야만
아름다운 꽃도 필 수 있고
초록 이파리도 틔울 수 있으니
지금은 모든 걸 내려놓고
자신만을 아껴주어야 합니다
거센 바람에도
눈보라 몰아쳐도
당당히 맞서서 이겨야 하는
힘든 시련의 겨울이
찾아오기에
잠시라도 휴식이
필요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