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새 아침
눈부신 새 아침이 밝았다고
고운 햇살이 속눈썹을
간지럽힌다
부지런한 사람만이
모이를 먹을 수 있다고
오늘 하루만 베짱이로
살게 해달라고 하다가
포기한다
어찌 눈부신 그대를
이길 수 있으리까
커피 한잔에 여유를
진하게 풀어서 마신다
덜컥거리는 기차소리가
참 오랜만이다
마음은 직지사 산자락을
흔들고 오렌지 기를 만나
수다를 떨고 가을향이 깊은
숲 속을 홀로 선다
상상만으로도 그윽해진다
그걸로 오늘은 족하다
한나절엔 때아닌 늦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식사 후엔 습관처럼
커피를 들이켠다
안 마시면 허전하고
마시고 나면 입안에
남아 있는 커피 향이 좋다
어젯밤에 잠을 설쳐서인지
머릿속에 파리가
들어 있는 것 같다
윙윙거리며 뇌세포를
자극한다
약간 몽롱한 상태가
투명할 때 보다
묘한 느낌을 준다
심각한 병
화가 나다가도 당신만 보면
자꾸 웃음이 나와요
화를 내고 싶은데
도저히 그럴 수가 없네요
이건 심각한 병인 것 같아요
화가 날 땐 화를 내야
병이 안된다는데
병이라도 나면 당신이
책임지세요
왜 자꾸 당신을 보면
웃음이 나오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네요
당신이 뭐라고 이유라도
속시원히 말해 주세요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