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귀한 사랑
사랑은 사랑하는 마음
그것만이 사랑은 아니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무작정
기다리는 것도 사랑인 것이다
잊었노라 하면서도
잊지 못해 전전하는 것도
사랑인 것이다
사랑을 위해
사랑을 단념하는 것도
고귀한 사랑인 것이다
사랑은 말없이
침묵해 주는 것도
사랑에 대한 예의인 것이다
가슴에 고이 간직해 두고
몰래 한 번씩 끄집어내어
보는 것도 애틋한
사랑인 것이다
너나들이하는 벗이
그리워 먼산바라기 하노라
벗을 만나는 일도
님을 만나는 일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로구나
소중한 일이로구나
연분홍빛 꽃잎
하나하나 펼치다 보면
그리움도 물거품 되기 전에
꾹꾹 눌러 놓다 보면
만나는 날 쉬이 오리라
얼굴을 마주하며 바라보아야
만나는 것은 아니다
그리워하는 이 순간도
만나고 있는 것이다
늘 벗을 그리워하노라
폭주족들의 요란한 굉음소리가
적막을 깨웁니다
남들이 잠들어 있는 밤에
깨어 있다는 사실이 눈물 납니다
깨어서 이루지도 못할 꿈을 꿉니다
꿈이 현실이 못되더라도
지금은 행복합니다
누구에게나 퇴근시간은
출근시간보다 기다려진다
조금은 지친 몸으로 나서는데
마중 나온 그이가
웃으며 국화빵을 내민다
말없이 하나 받아먹으니
입안에 국화향이 그득해진다
유년시절에 먹던
그 맛은 안 나지만
기다리다 식어버린
국화빵이 사랑스럽다
차창밖으로 네온사인
불빛들이 쏟아진다
반쯤 떨어져 나간
가로수 잎들이 처량해 보인다
누가 더 쓸쓸할까
남아 있는 잎들일까
떨어져 나간 잎들일까
너나없이 가을은
쓸쓸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