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햇살과 저녁노을
6층에서 보는 하늘은
가까워서 새털구름을 타고
둥둥 떠있는 기분
잠깐 다른 세상을 꿈꾼다
잠깐 다른 세상을 만난다
베란다 가득 들어온
햇살 한 줌 훔쳐서
나른한 일상에 뿌린다
핑크 로즈향이 풀풀
기분 좋게 풍기는
건조된 빨래를 접는다
산만하게 펼쳐진
생각의 조각들도
하나둘씩 퍼즐 맞추기를 한다
드라마를 보면서
잠시 현실의 일탈을 꿈꾼다
노을빛 감동
살면서 몇 번이나
노을을 마주할 수 있을까
행운처럼 만난 가을 노을은
너무 아름다워서
서럽기까지 했다
브람스에 노을빛을 담고
숨쉬기도 벅찬 가슴에
긴 여운의 노을이
서서히 감동으로 물들었다
온하늘을 붉게 물들이고는
숨을 헐떡이며 산속으로
숨어 버렸다
세상은 어둠이 찾아왔다
가로등 불이 하나둘씩 켜지고
네온사인 불빛도 환해지고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
노을빛 감동을 안고
어둠 속에 서있다
팬플룻 연주가 적당히
기분 좋게 가슴을 때린다
여러 해 동안 익숙했던 시간들
깊은 생각 없이도
할 수 있는 숙련된 몸짓들
손때 묻고 정들었던 공간들도
이제는 작별할 때이다
남들에게 실수나
틈을 안보이려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고 살았다
내편이 아닌 타인들에겐
철저히 공적으로 대하는 주의다
지나고 나니 후회보단
나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다
남들은 한 달도 못 버티는 자리를
두해 넘게 자리했으니
근성 하나는 대단한 것 같다
정이란 좋은 정보단
미운 정이 더 끈적한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