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식이 희소식
친애하는 그대여
무소식이 희소식이라지만
어찌 그리 깜깜무소식인지
죽었는지 살았는지 염려하여
어렵사리 연락을 넣으면
옆집 삽 사이한테 말하듯 하니
야속하기 이를 데 없소
이해하자 무슨 말 못 할
사연이 있겠거니 하다가도
불쑥 이게 아닌데 싶은데
속절없는 내 가슴만 타는구려
친애하는 그대여
아무리 생각해도 이렇게
무심천으로 흘러버릴
우리 사인 아닌데
어찌 꼬인 실타래를 풀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구려
끝이 보이는가 싶으면
다시 엉키고 자르자니
영영 못 볼 것 같고
무심해야만 했던 이유 안고
찾을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리라
내 맘 알아주는 사람은
누구라도 고마운 법입니다
말하지도 표현하지도 않았는데
알아준다면 더 고맙겠지요
같이 밥 한 끼라도
나누는 사람은 누구라도
가족 같은 느낌이 드는 법입니다
잔치국수 한 그릇이라도
된장 한 그릇이라도
나누어 먹을 사이라면
남 같지 않은 친밀감이 느껴지겠지요
한잔의 차를 나누는 사람은
휴식과 위로가 되는 사람입니다
추억을 함께 공유한 사람은
누구나 그리운 이가 되는 법입니다
함께 누렸던 시간 속의 파편들에서
계절마다 다른 사색의 빛깔로 와서
벗이라는 따뜻한 온기로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