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운 아침
늘 맞는 아침이건만
늘 새로울 수 있다는 게
고마워서 펑펑 울고 싶다
밤에는 지쳐있던 영혼이
기타 선율을 타고
고운 아침햇살을 타고
일상 속으로 나래를 편다
산다는 건 살아간다는 건
욕심만 부리지 않는다면
늘 행복할 수 있는 게 아닐까
내 안에 있는 오기나 교만을
모닝커피 한잔에
풀어서 쭈욱 마셔버린다.
보이는 길로만 간다면
인생은 참 별거 아닌 것 같은데
보이는 길보다 길이 없는 길이
더 많으니 인생은 알 수 없는
거라네
길이 없는 길을 당당히 갈 때
그만큼 달라진 미래가 보이네
밤하늘의 반달이 내 혀끝에 달렸네
뭐라고 말을 할까요
사랑한다고 떠나야 한다고
하늘이 무거운 눈꺼풀을
땅까지 내려놓은 지금 고백할까요
수염 밑에서도 피한다는
가을비가 시작되면
살며시 말해버릴까요
당신과 함께 하는 건 좋지만
감당하기엔 버겁다고
초라한 모습 보이기 전에
떠나게 해달라고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은
여전합니다
오해는 마시고 편안한 마음으로
떠나게 해 주세요
일 년 수확을 끝내고
휴식을 취하는 포도밭
그아래 다소곳이 고개 숙인
벼이삭들이 여유롭다
팔월 한가위는 코앞에 다가오고
단풍은 설악산부터 곱게 물들어서
내려오고 있다
하늘은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널뛰기를 한다
내 맘도 맑았다 흐렸다
널뛰기를 한다
9월은 참 소란스럽고
분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