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관계

 

한 남자를 만나서
남이 될 수밖에 없었던

전혀 무관한 사람들과
미묘한 얽힘으로
가족이 된다는 건

어찌 생각하면 기적 같은
일일지도 모른다

서로 어렵고 부담스러운
관계일 수도 있으나

늘 아껴주고 보듬어주는
따스하고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시댁 식구들께
감사하는 마음이다


잠을 자다가 불현듯

이대로 영원히 깨어나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념들로
잠이 조각났다

이건 분명 잠들기 전에
복용한 감기약 덕분이리라

몸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니
마음까지 전염시켰나 보다

아직은 그러면 안되는데
못다 한 할 일이 너무 많은데
하고 싶은 말들이 너무 많은데
느끼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은데

 


삶에 대한 애착이
이렇듯 절절했나

살아있음에 감사한다
깨어있음에 기뻐한다

하루하루가 매 순간들이
천금 같은 시간 이어 었구나

 

 

스피커의 촘촘한 틈으로
전해져 오는 뉴에이지
선율들이 날 위로한다

적당히 말초신경을 기분 좋게
자극하고 적당히 로맨틱하고
적당히 심취하고

선풍기 날개도 선율을 타고
조그만 집 안에서 열심히
춤을 춘다

정오의 태양은 뜨겁게 불타오르고
나의 반나절도 그래 저래
흘러가누나

 

배려하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세상이 달라 보이게 하고
이유 없이 마음을
넉넉해지게 만든다
말 한마디 그거 참 별거 아닌데
커피잔이 내손을 거부하듯
뿌리쳤다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데
어느 틈엔가 말없이
닦고 있는 그 사람

이런 따스한 사람이
늘 곁에 있어 주었지
고맙다는 말은 못 하고
미안해서 웃기만 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