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 이은미
가슴 시린 계절에 만난
맨발의 디바 이은미는
너무 아름다웠다.
어떤 그리움으로 시작된
콘서트는 처음부터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 했다.
한 소절 한 소절 혼신을 다해서
노래하고 가슴으로 듣는
관객과 가수가 하나가 되는
영혼의 교감
독감에 걸려서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도 중간중간 가벼운 농담을
섞어가면서 따스한 인간미를
느끼게 하는 멘트는 멀게만
느껴졌던
디바가 가깝게 다가왔다.
그리움의 애틋함도 헤어짐의
쓸쓸함도 목소리 하나로 전해지는
가슴 시린 울림은 공연 내내
위로받는 듯한 따스한 느낌과 함께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
독일 베를린 챔버
오케스트라의
공연은 오랜만에 누려보는
호사스러운 영혼의 산책이었다
마지막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은
신들린 첼리스트의 연주와 함께
내 안의 깊은 곳에서 꿈틀거리는
뜨거운 전율과 감동이었다
오래도록 뇌리에 남아있을
기쁨의 각인 같은 것이다
악기와 하나가 되어서 뿜어내는
명품 연주는 놀라운 예술세계를
맛보게 했고 진지함과 열정은
부럽기까지 하다
달무리가 운치 있는 밤이다
앙코르 곡으로 연주되었던
타이스의 명상을 들어보면서
잠들어야겠다
음악
초록바람을 타고
고운 음률을 얹어
솔잎 되어 솔솔 풀잎 되어 풀풀
노란 황매화도 리듬을 타면서
건들건들거린다
힘을 빼고 마음을 비우고
음악이 주는 여유로움을 만끽한다
남이 뭐라든 세상이 소란스럽든
음악과 함께라면 언제나
모든 것에서 자유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