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낙서

네모난 책상 중앙에
그어진 선명한 금 한 줄

절대로 넘어오지 말라고
짝꿍에게 엄포를 놓는다

싸운 것도 아닌데 수줍음 때문인지
왜 그랬었는지는 모르겠다

지우개가 없어서 안절부절
못 하는데 툭 던지는 옆 짝꿍
고마워서 말없이 씨익 웃어준다

그것뿐이었는데 아무 일도
없었는데 화장실 벽에
누구랑 누구는 좋아한다고
커다랗게 써진 낙서는

영문도 모르면서 창피하고
부끄러워서 지우려고 몇 날 며칠을
걸레로 문질러 댔었다

그날의 기억들이 이렇게 아름답게
기억될 줄 누가 알았을까

 

 

 

한 남자가 화장실이 급해 공

중화장실로 뛰어들어갔다.
모두 3칸이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첫 번째 칸만 비어있고

둘째 셋째 칸은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첫 번째 칸이 굉장히 더럽구나

생각하고 참다가 도저히 못 참은

남자는 첫 번째 칸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의외로 깨끗!
안심하고 자리에 앉아 일을

보려는데, 문에 굉장히 야한

소설이 적혀 있었다.

"옆집 누나는... 아래로... 같이...

벗기 시작..."
남자는 볼일 보는 것도 잊고 숨을

몰아쉬며 열심히
읽어 내려갔다.

계속 읽어 내려가는데 갑자기

뚝 끊어지며 적힌 말.

.

.

.

.

"옆 칸에 계속..."^^




 

여자의 본능

여자들에겐 착한 여자
콤플렉스가 있다

여자들에겐 넘치는
모성애가 문제다

퍼주고 또 퍼줘도 모자라는 게
여자의 본능일까

처음엔 절대로 마음 안 줄 것처럼
굴다가도 마음 주고 나면
여자는 사랑만 먹고사는
알사탕 같은 존재

 

사랑

첫눈에 불꽃이 튀어야만
사랑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이유 없이 끌리는 느낌을
사랑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살아가면 갈수록 더 오래
함께 하고 싶어 지는 마음

먼저 떠나면 혼자 남아
외롭고 쓸쓸할

그 사람을 생각하면
차마 눈을 감을 수
없을 것 같은 게
끝사랑이 아닌가 한다

 

 

남자들은 팔할이 허풍이다
없어도 있는 척하는데 명수다

여자들만 옆에 있으면
허세와 너스레를 더 떤다

남의 집 월세를 살면서도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좋은 차를 뽑아야 하고

마누라는 사시사철
그 옷이 그 옷 이건만
굳이 계산하지 않아도
괜찮은 모임에서도
폼 잡고 싶어서 카드를 긁는다


여자들은 팔할이 내숭이다
질투심과 시기심 덩어리다
남자들만 옆에 있으면
이쁜 척 약한 척 부성애를 자극한다
남자들 앞에선 파리도

무서워하지만
혼자 있을 땐

바퀴벌레도 때려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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